무심한 듯 시크하게, 밀라노 패피 탐색

July 23, 2017

 

짐을 싸고 푸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다음 비행을 위해 옷을 골라 넣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 여전히 고민된다. 핸드폰으로 날씨 앱을 켜서 한 손에 들고, 캐리어 앞에 서서 액정에 보이는 숫자를 되 뇌이며 멍 때리는 게 비행가기 전, 나의 현실이다. 아무리 비행을 많이 다녀도 숫자로 쓰인 날씨는 늘 막막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18도라고 해도 햇살이 강렬한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항구가 멀지않은 남반구의 호주 멜버른의 체감 기온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딱 좋게 선선한 날씨를 예상하고 옷을 가져갔다가 세차게 부는 찬바람 때문에 호텔 밖을 못 나갔던 멜버른의 추위를 잊을 수 없다. 2년 넘게 비행하고 있지만 ‘짐싸기의 실패’는 여전히 존재한다.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Galleria Vittorio Emanuele Ⅱ 

밀라노의 살롱라고 알려진 쇼핑 아케이드로 전 세계 명품숍과 레스토랑이 있다.

 

 

이번 비행지는 패션의 도시 밀라노!! 물론 이번에도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 덕에 약간의 ‘짐싸기 착오’가 있었지만 여기가 어딘가, 바로 쇼핑의 도시, 밀라노 아니던가. 맛집을 찾아 가 보겠다고 나선 길에서 나는 목적을 잃고 짐싸기 착오로 맞지 않은 옷부터 갈아입었다. 쇼핑 천국 밀라노에서 이런 것쯤은 기꺼이 용납된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신발과 가방까지. 한껏 신이 난 채 두 손이 무거워져서야 허기가 느껴졌다. 눈앞에 제일 먼저 보이는 스폰티니Spontini에 들어가 피자에 맥주를 들이켰다. 무심코 내다본 건너편에는 번쩍번쩍한 포르쉐 매장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패션 센스가 돋보이는 밀라노 사람들. 과하지도 수수하지도 않게 강렬한 하나의 컬러나 악세서리로 믹스&매치 하는 것이 그들의 패션 포인트. 가만히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밀라노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대체 어떻게 입어야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너무 과하거나 볼품없어 보이는 사진은 남기고 싶지 않으리라. 그래서 아마도 가장 궁금해 할 현지 패션 상황을 생생하게 찍어 보았다.

 

 

 

처음으로 만난 건 악세서리 포인트가 인상적인 마리 헬레네 Marie helene. 모던하고 무난한 검정색 원피스에 화이트&블루 컨셉으로 악세서리를 걸쳐 검은색 원피스가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두 번째는 아름다운 중년 커플. 시종일관 꼭 잡은 두 손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평범한 정장에 스웨이드 재질의 회색빛 구두가 인상적이다. 또한 그 옆의 파트너 역시 고급스런 베이지 색상의 드레스와 그에 어울리는 골드 색상의 허리체인과 가방으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우아한 여성의 느낌을 더해 주고 있다.

 

 

 

뒤이어 만난 누가 봐도 사랑스러운 패밀리룩이 돋보이는 바바라 Varvara 가족. 리우보 Liubov의 캐쥬얼한 옷이 레이사 Raisa의 센스 있는 빨간색 포인트 덕분에 오히려 조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J : 밖에 나오기 전에 패밀리룩의 컨셉이나 색상을 정하고 나온 것인가?

Raisa : 그런 것은 없다. 그냥 입고 나왔을 뿐이다.

J : 빨강색 포인트 가방과 바지에서 패션 센스가 돋보인다.

Liubov : 그저 빨간 색을 좋아할 뿐이지 사실 패션 센스라고 할 것도 없다.(면서 부끄러워 하는 리우보)

 

 

 

마지막은 이탈리아 훈남. 웬만한 패완얼, 패완몸 아니고서는 소화하기 어렵다는 화이트 셔츠에 블루진을 멋스럽게 소화하고 있었다. 걷어 올린 소매와 페인트 패턴, 스티치로 포인트를 더하고 있는 청바지에서 이탈리아 스타일의 화이트&블루를 느껴본다.

 

이 순간 밀라노 여행에 앞서 가져갈 옷에 고민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생각보다 가방은 그리 무겁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신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코디 안에서 포인트를 줄 색상을 생각해 보자. 나이를 신경 쓰지 않고 힐을 신고, 짧은 치마를 입으며 빨간색 가방을 두르는 그들의 패션 센스라니. 어쩌면 내 안의 패셔니스타는 내가 만든 제약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밀라노 패셔니스타를 꿈꿔보는 지금 이 순간, 적어도 이번 여행만큼은 무대 위에서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나~!!’ 를 외치듯 과감하고 당당한 패션으로 밀라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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